삼복에 보신탕이라면, 가을에는 뭐니뭐니해도 추어탕이 제격이다.

추어(鰍魚)할 때의 미꾸라지 추(鰍=鰌)자를 보면,

가을 추(秋)자 앞에 고기 어(魚)가 붙어 이루어진 글자로서

가을을 대표하는 고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.

이 추어탕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.

찬물에 고추를 잘라 넣거나 소금을 조금 치고 미꾸라지를 넣어두면 해감을 토해낸다.

이것을 통째로 삶아서 만드는 서울식과

무쇠솥에 푹 삶아 체에 밭치거나 베 보자기로 뼈를 발라내고 순수한 고깃국물로 끓인

경상도식이 있다.

그런데 조선말기의 백과사전이랄 수 있는 <오주연문장전산고(五洲衍文長箋散稿)>에는

추두부탕(鰍豆腐湯)이라는 특이한 요리방법이 나온다.

‘미꾸라지를 항아리의 물에 넣고 하루 세 번 물을 갈아주면서 5~6일이 지나면

미꾸라지가 머금었던 진흙을 토해내는데,

이 미꾸라지 50~60마리와 두부 몇 모를 물과 함께 솥에 넣고 불을 때면 물이 뜨거워지면서

미꾸라지들이 두부 속으로 촘촘히 기어 들어간 후 죽게 된다.

이것을 썰어서 향유(香油)로 지져서 탕을 끓여 먹었는데,

주로 서울의 성균관 부근에 살던 도살이나 푸줏간 일을 생업으로 삼던 사람들이 별미로 먹었다’고

하는데, 지금은 충남 금산 지역에서 이 습속이 남아있다고 ~~~~.